무서운 이야기 - I can hear you
제가 미국에서 생활할때 겪었던 일입니다.
보통 낮시간대에는 아버지는 회사에 가고 어머니와 남동생 이렇게 셋이 집에서 생활을 하게됩니다.
동생이나 제가 학원을 가려면 엄마가 자동차로 운전을 해야하지만 데려다 줄 수 있었습니다.
미국도 지역마다 다르겠지만 제가 살던 캘리포니아 주는 땅이 넓어서 장보려고 나갈때도 차가 필요한 지역 입니다.
그날은 동생이 학원을 가는 날이라서 낮에 어머니가 동생을 태우고 학원을 가서 저 혼자 집을 지키고 있었습니다.
방학이라서 딱히 공부할것도 많지 않고 대낮부터 집에 혼자 있으니 심심해서 노래를 큰 소리로 키워놓고 놀고 있었습니다.
그때 누가 띵 동 하고 벨을 울렸습니다.
말씀드렸다시피 집들이 아파트가 아니고 단독주택이라 친구들이나 지인들이 지나가다가 놀러올일이 별로 없습니다.
보통 올 일이 있으면 연락을 하고요
저렇게 그냥 초인종을 누르는 사람들은 대체로 종교를 권유하는 사람 외에는 없기에 문을 열러 나가지 않았습니다.
갑자기 놀러온 이웃집 사람이면 전화가 올테니까요
그래서 그 때 열어주지 뭐 하고 그냥 귀찮아서 제 방에서 노래를 듣고 있었습니다.
그 때부터 갑자기 초인종을 마구 누르기 시작하더군요
무서워진 저는 얼른 노래소리를 줄였습니다.
문 밖으로 누가 서 있는지 보고 싶었지만 저희 집 문에는 문구멍이 없고 문 옆에 유리로 된 벽이 있는데 그 커튼을 들추면 저도 노출이 되는 상황이었습니다.
그렇게 살짝 겁먹은 상태에서 노래도 끄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데 갑자기 밖에서 좀 높은 톤의 남자 목소리로
"I can hear you"
이러는 겁니다.
소름이 쫘악 돋더군요
뒷마당이 잇으니 밖으로 도망칠까 생각도 들었지만 왠지 그 정도는 간파당할거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.
그리고 미국은 총기소지가 가능하니 수사한 사람이 무슨 짓을 할지도 모르니까요
경찰에 연락할까 싶다가도 너무 오버하는게 아닌가 싶었습니다.
저 사람은 그냥 초인종을 누르고 안에 사람이 있는거 같은데 문을 안열어줘서 너 안에 있는거 안다 라는 뜻으로 이야기 한거 밖에 없으니까요
그때 갑자기 문밖의 그 남자가 휘파람을 불기 시작했습니다.
저는 휘파람을 그렇게 잘 부르는 사람은 처음 봤습니다.
새는 소리 하나없이 한번도 들어본적 없는 마이너톤의 부드럽고 음산한 멜로디의 노래를 계속해서 끈임없이 부르더군요
저는 겁에 질려 안방으로 향했습니다.
그당시 저희 집모양은 ㄷ 자 모양이었습니다.
그리고 ㄷ 자 안쪽에는 문이 있었습니다.
한마디로 초인종을 누르려면 그 양옆으로 저희 집 건물이 있는 상태였죠
안방 창문에서 잘 보면 밖에 문 앞에 서있는 사람의 뒷모습이 보일 수도 있었거든요
그렇게 저는 창문으로 몰래 보려고 했습니다.
그 때까지도 휘파람 소리는 끊이지 않고 나오고 있었고요
하지만 그 사람은 그 각도를 이미 계산했는지 문 앞에 딱 달라붙어 서있지 않는 이상 보일 수 밖에 없는 그 각도를 잘피해 있어서 보이지 않더군요
저는 안방에 있는 드레스 룸에 숨어있었습니다.
곧 엄마가 올때가 되자 그 사람은 없어졌고요
다만 마음에 걸리는 게 있었다면 우리집 길건너에 항상 서있는 선탠이 심하게 되어있는 검은색 차였습니다.
앞집은 차고에 차가 세대나 들어갈 정도로 넓은 집이라서 굳이 길가에 차가 있을 이유가 없는데도 그 앞길에 검은색 차가 한동안 서 있었거든요
이것은 의혹일뿐이었지만요
하여튼 이 일도 저는 조금씩 잊어가고 있습니다.
엄마한테 말을 했지만 가족들은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거든요
시간이 지나 한 달후 였을까요
그 날은 가족들이 전부 집에 있었습니다.
그런데 갑자기 밖에서 초인종이 울리더군요
어머니는 저보고 누군지 보고 문을 열어주라고 시켰고요
저는 별 생각없이 문으로 향했습니다.
갑자기 그때 익숙했던 휘파람 멜로디가 문 바로 앞에서 들리기 시작했습니다.
저는 잊고 있었던 한단 전의 기억이 떠올랐고 당황한 마음에 그자리에서 굳어버렸습니다.
어머니는 왜 문을 열지 않냐고 재촉했고 동생도 학원갈 시간이 되었다며 나갈 채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.
저는 지금 밖에 나가지 말라고 밖에 이상한 사람이 있으니 나가면 안된다고 말했습니다.
밖에서는 계속 그 휘파람 소리가 계속 들렸습니다. 그렇지만 안방 창문으로 내려다 봤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.
길 건너에 까만 선탠을 한 자동차만 도 서있을뿐이었습니다.
무척 겁이 났지만 엄마를 믿고 현관문을 열었습니다.
다행히 아무도 없었습니다.
휘파람 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.
그 후로 그일을 겪을일은 없지만 아직도 I can hear you 라며 휘파람을 부는 소리가 생생하게 기억 납니다.